2014. 11. 11.

존경하는 교장 선생님께



박시호의 행복편지’ _ <30>존경하는 ㅇㅇ초등학교 교장 선생님께

[독서신문]성함도 알지 못하는 선생님께 이 편지를 쓰는 무례함을 용서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지금으로부터 56년 전 그때 제 나이 열일곱 살일 때인 어느 해 가을 ㅇㅇ마을 시장의 싸전 부근에서 돈 20원을 길거리에서 주어 제 주머니에 넣었습니다. 잠시 후 그 잃어버린 돈을 찾아 헤매는 부부를 보고서도 저는 내가 주은 돈인데라며 그 부부의 애절한 마음을 애써 모른 체하며 억지로 태연한 척 집으로 왔던 나쁜 사람입니다.
 
이제 제 나이 76세에 다다르고 또한 이 땅에 머무를 시간이 그리 머지 않는 이때에 지나간 세월의 쌓이고 쌓인 연륜을 돌아보며 귀천(歸天)의 시간을 기다리면서 잘한 일, 좋은 일도 많이 있지만 이 일이 매우 마음에 걸려왔습니다. 나중에 사후 세상에 가서 하나님께서 이 일에 대하여 물으신다면 제가 무슨 말로 대답하겠습니까? 귀천의 시간은 다가오고 해결할 방법은 떠오르지 않으니 저 일이 나를 괴롭힌 기간은 매우 오래이며 어떻게든 매듭을 지어야 하겠는데 시간도 없고 여유도 없으며 또한 해결 방법도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또 젊었을 때 이러한 일을 하면 무슨 욕심이 있어 그렇구나하며 저의 변변치 못한 사죄의 정성도 희석될까 우려하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로 궁리하던 차에 다행히도 그 분들의 당시 잃어버린 액수와 그 애절했던 마음에 비교할 수는 없지만 저의 큰 죄를 만분의 일이라도 용서를 빌기 위하여 이번에 제가 200만원을 준비하여 선생님께 드리고 아래와 같이 부탁을 드리려고 합니다. 어렵고 수고스러우시겠지만 이 학교의 현재 재학생 중에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 몇 명에게 선생님 뜻에 따라 이 돈을 사용하여 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교장 선생님, 이렇게 한다 하여 제 잘못이 용서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그분들께는 항상 송구하고 미안하며 저는 항상 이 죄책감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습니다. 사소한 것 같지만 한번 진 죄는 참으로 저를 계속해서 따라옵니다.
 
후학들에게도 혹시 기회가 있다면 선생님께서 한번 진 죄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다는 말을 전해주시어 학생들이 정직한 사회인으로 자라게 해주신다면 더더욱 감사하겠습니다. 교장 선생님, 저의 이러한 부탁을 선생님께서는 들어주시리라 믿고 제 이야기만 썼습니다. 용서하십시오. 그리고 저의 청을 받아주시기 바랍니다.

- 2014. 10. 2. ㅇㅇ시장에서 있었던 일을 잊지 못하는 사람

이날 오전 10시반경 저는 아내와 아들은 승용차에서 기다리라 하고 혼자 교장 선생님을 만나 편지와 돈을 전달하였습니다. 교장 선생님은 학교발전팀장을 불러 그 편지와 돈을 접수하였고, “마침 학교의 음악 동아리 행사에 참가비가 없어 탈락된 학생들이 있는데 이 돈을 그 어린이들을 위하여 사용하면 되겠다고 하시기에 저는 선생님께서 좋으신 대로 사용하시라고 하고 녹차를 대접받고 학교를 나왔습니다. 저는 오늘 너무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행복편지발행인 박시호는?
대전 출생
중앙대 경영학과 졸업, 동국대 법무대학원 문화예술법 석사
우체국예금보험지원단 이사장 역임
세종나눔봉사대상 수상(2010)
현 행복경영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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