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호 전 우체국예금보험지원단 이사장은 유명 사진작가들과 마찬가지로 ‘사진 기부’를 한다. 우선 책 ‘행복 편지’의 배경으로 활용한다. 자선단체나 학교 등의 요청으로 사진을 기증하는 일도 많다. 기업체에서 달력을 만들겠다며 꽃 사진
작품을 사 가면, 그 수익금을 불우이웃에게 기부한다.
그에게 사진을 배우게 된 계기를 묻자, 뜻밖에도 “한(恨) 때문이었다”는
답을 했다. 어렸을 때 예체능에 재질이 있던 그는 미술대학에 가고 싶어했으나 형이 이미 미대를 다니고 있던 탓에 부모의 만류로 어쩔 수 없이 경영대에 들어갔다. 대학을 졸업한 후 입사한 한국타이어에서 당시 사장으로 있던 나웅배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 장관을
만나서 그의 보좌관으로, 비서관으로 17년을 지냈다.
“제가 예금보험공사에서 일하던 1996년도에 미술공부를 시작했지요. 화가인 아내에게 3년간 배웠는데, 작품 세계에 한계를 느껴서 사진으로 바꿨어요.”
그는 고교 동창인 사진작가
김중만씨에게 사진을 들고 가서 보여줬다. 김씨가 “이게 무엇을 찍은 것이냐. 메시지가 없다”고 질책하는 바람에 수없이 사진을 찍어 가는 일을 반복했다. 김씨는 프랑스에서 귀국한 후 그에게 주택대출 주선을 부탁하는 등 허물없는 친구였으나, 사진에 있어서만은 엄격한 스승이었다.
그는 “사진을 찍을 때 분명한 목표를 정하라”는 김씨의 조언으로 꽃 사진만 찍기로 했다. “3년쯤 지나니 중만이가 ‘기술은 더
이상 배울 게 없으니 이제부터 스스로 길을 찾으라’고 하더군요. 이후 꽃 사진 작업을 혼자 꾸준히 해 오고
있어요. 제가 찍은 사진이 다른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그 덕분에 기부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저로서는 말할 수 없는
행복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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