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0. 31.

남편의 편지

‘박시호의 행복편지’ _ <12>남편의 편지
 
독서신문 



[독서신문] 며칠 전 사랑하는 당신이 하느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함께 손잡고 성당 다니던 시절 길가의 노란 개나리꽃을 보면서 사진 찍어달라던 당신 모습이 지금도 생생한데 이젠 사진도 함께 찍을 수 없도록 먼먼 곳으로 떠나갔습니다.

5년간 암과의 싸움에서도 늘 웃음을 보이려고 무던히도 애쓰던 당신의 모습은 오히려 나에게는 더 큰 고통이었던 때가 많았는데 그래도 꿋꿋이 버티며 이길 줄 알았는데 결국은 하느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눈 감기 직전 “하느님을 만나고 왔는데 ‘아직 올 때가 아니라’며 다시 식구들과 행복하게 지내라고 했다”면서 나와 아이들을 안심시키던 당신의 말을 듣고 기뻐하던 우리를 한사람 한사람 얼굴을 매만지며 웃음을 주었기에 우리는 “하느님 감사합니다”며 눈물을 흘리며 기도했는데, 기도가 끝나면서 당신은 훨훨 하느님 품으로 날아갔습니다.

“천국은 너무 아름답다”고, “거기서 만난 사람들은 다 행복해 보인다”며 기쁜 마음으로 떠나간 당신이기에 우리는 당신을 더 이상 붙잡지 않고 하느님 품으로 보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살아 생전 왜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못했을까 하는 후회를 지금에야 하는 미련한 나를 용서를 해주기 바라오.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도 짧다는 사실을 그동안 왜 몰랐는지 너무너무 후회가 됩니다.

밖으로만 돌던 나를 그래도 하나뿐인 남편이라며 열심히 보살펴 주던 당신, 이젠 원망과 고통 훌훌 털고 천국에서 편안히 살기 바라오. “사랑만 하기도 시간이 모자란다”며 가족을 위해 헌신하던 당신이 때로는 암과 싸우면서 참기 힘든 고통을 이기지 못해 하느님을 원망하고 미워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아무 도움을 주지 못하던 초라한 나를 용서해주기 바라오.

어느 날 갑자기 “이젠 암과 친구하겠다”며 환하게 웃으며 “그동안 미워했던 마음도, 슬퍼했던 마음도 다 용서할 수 있다”며 마음 정리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나는 왜 아직도 시간이 많다고만 생각하고 있었는지 한심한 남편이었소. 이미 떠난 후 ‘다시 만난다면 더 사랑하며 좋은 남편 훌륭한 아빠로 살겠다’는 약속을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냐마는 그래도 당신에게 약속합니다.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다음 생애에서 꼭 다시 만나 그동안 못해준 사랑 실컷 나눌 수 있도록 당신도 나를 꼭 만나겠다고 약속해주면 고맙겠소.

비록 당신은 일찍 떠났지만 당신의 위대한 부인이자 어머니였소. 새벽에 학교에 가야 하는 두 아들에게 따뜻한 밥 해주려고 새벽잠을 설치고, 밤늦게 학원에서 돌아오는 아이들을 태우러 학원으로 차를 몰던 당신은 누구보다도 위대한 어머니였소. 이젠 당신이 열심히 돌보던 두 아들을 내가 보살필 테니 마음 편히 눈감고 지켜봐주기 바라오.

그동안 당신에게 하지 못하고 마음 속에 담아두고만 있던 말을 이제야 하는 숫기 없는 남편을 용서하오. 당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당신을 너무너무 사랑했소. 행복했소.

그리고 당신은 자랑스러운 아내이자 엄마였소. 당신을 존경하오. 미안하오. 편한 마음으로 고통 없는 세상에서 행복하게 살기 바라오.

 - 뒤늦게 후회하는 바보 같은 당신의 남편으로부터


‘행복편지’ 발행인 박시호는?○대전 출생
○중앙대 경영학과 졸업, 동국대 법무대학원 문화예술법 석사
○우체국예금보험지원단 이사장 역임
○세종나눔봉사대상 수상(2010)
○현 행복경영연구소 이사장

기사입력: 2013/10/31 [10:07]  최종편집: ⓒ 독서신문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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