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8. 21.

예술법정이 전국으로 확산되길 기대해요

강민구 창원법원장 "예술법정이 전국으로 확산되길 기대해요"
'창원이야기'로 관내 800여 직원과 소통
2014.08.20 (수)


(창원=국제뉴스)=전용성 기자= '예술 법정 창안' '멀티미디어 IT 전문가' '하동녹차를 직접 덖어 우리는 남자' '쌍방향 소통' '사색' '감성소통 창원이야기' '행복 창원법원' '청교도적 생활습관' '치유적 사법절차' 강민구(56·경남도선관위원장·연수원 14기) 창원지법원장을 대변하는 키워드다.

"저는 법관 생활 시작한 지 6개월 지난 때부터 컴퓨터를 사용했습니다. 97~98년도에 '종합법률정보시스템'을 총괄 지휘해 만들었는데 이게 없으면 판사들은 하루도 일을 못합니다. 그래서 판사들이 제가 만든 시스템으로 일하는 것을 바라보는 것만도 배가 부릅니다."

강민구 법원장은 "국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당시 판례를 일일이 타자를 쳐서 입력해야 하는데 종합법률정보시스템 만들고 나서는 마우스로 긁어서 넣기만 하니 업무효율이 얼마나 좋아졌겠어요. 김용담 전 대법관님이 당시 수석재판연구관하면서 '강민구 네가 우리를 고통에서 해방시켰다'고 그랬습니다. 한마디로 기적이죠. 그 당시 재판연구관들로부터 술 많이 받아먹었어요(웃음)"

◇법정과 예술을 접목... 우리 근대사법 120년 역사상 최초의 시도

강 법원장은 또 '법정과 예술을 접목'해 당사자들과 시민에게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전국 지역 법원들과 지역 예술가들의 협력으로 예술법정이 모든 법원에 확산되어 법원과 국민 사이의 소통과 명품재판에 이바지되기를 소원합니다. 그리고 기도하는 자세로 최선을 다해서 법원내부 구성원과 시민을 섬기면서 '행복 창원법원' 시대를 반드시 이루어 내리라 또 한 번 다짐해 봅니다."

딱딱하고 차가운 법정에 예술작품이 내걸려 있다. '한국의 피카소'라고 불리는 통영의 전혁림 화백 같은 아주 유명한 예술가들의 회화 작품도 있고, 법원 사진동호회 등 아마추어 작가의 작품도 있다.
형사대법정에는 수십 년 동안 매일 1000배씩 절 수행을 통해 뇌성마비를 극복한 오체투지의 작가 한경혜 화가의 작품이 걸려있다.

삶의 역경을 묵묵히 이겨낸 화가의 작품을 통해서 우리도 삶에 대한 희망과 용기를 잃지 말자는 취지다.
소년법정에는 청소년들이 가족의 소중함과 성장과정의 고통을 이겨낼 수 있도록 하는 의미와 메시지를 담은 '행복편지 발행인 박시호 사진작가'의 사진을 걸었다.

이혼대기실에는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지치기 쉽고, 함께 가면 멀리 갈 수 있다'는 의미가 담긴 이승은 아마추어 사진작가의 '동행'이 자리 잡고 있다.
최아름 판사 어머니의 유작도 있다. 생전에 아들과 화가였던 당신의 모습을 그린 유작을 최 판사가 들어가는 법정에 걸어놓았다.
같은 재판정에 재판장인 신상렬 부장판사의 부인과 아들의 그림도 같이 전시되고 있다.

법정에 내걸린 예술작품. 이혼대기실에는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지치기 쉽고, 함께 가면 멀리 갈 수 있다’는 의미가 담긴 이승은 아마추어 사진작가의 ’동행’이 자리 잡고 있다.

◇재판 진행에 긍정적 작용 분쟁과 갈등완화에 도움

지난 7월 1개월간 법정에 오는 당사자 등 시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70% 이상의 시민들이 기존의 법정과 비교하여 재판 진행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당사자들의 심리적 안정에 도움이 돼 분쟁과 갈등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지금은 예술 법정 관람이 주요 견학 코스가 됐다.
재판을 하지 않는 여름 휴정기인 8월 5~7일 본관의 모든 법정을 동시에 개방해서 창원 시민을 초청하는 '예술법정 오픈코트' 행사를 해 성과를 거뒀다.

"예술법정의 시도는 우리 근대사법 120년 역사상 최초의 시도로서, 다른 법원에도 좋은 선례가 될 것입니다."
"저는 2003년경 성남지원에서 형사재판업무를 담당하면서 선고를 앞두고 긴장감에 숨막혀 하던 피고인과 그 가족들에게 재판 시작 전 잠시나마, 따뜻한 느낌을 주는 음악을 들려줌으로써, 당사자들이 훨씬 열린 마음으로 재판에 임하고 판결에 승복하는 비율도 유의미하게 올라간 경험을 가졌습니다. 또 대구지법 민사합의부 재판장 시절 재산 문제로 오랫동안 서로 싸워왔던 모녀 사이의 가족 분쟁의 당사자인 어머니와 딸을 재판장실에 불러놓고 민요인 '회심곡'을 들려주었더니, 결국 서로 눈물을 흘리면서 자발적으로 조정에 합의하게 만들었던 기억도 있습니다."
강 법원장이 예술법정을 시도하게 된 배경이다.

그는 고교 재학시절 3년간 사진반 특활활동을 하며 흑백사진 암실 인화작업 등을 한 추억과 DSLR 사진 찍기를 취미로 갖고 있다.
요즘은 편하게 스마트폰으로 풍경사진을 파노라마 형식 등으로 찍어 자주 내부 통신문인 ‘창원이야기’ 원료로 사용하곤 하는 정도란다.

◇ IT전문가수준… 종합법률정보시스템구축으로 업무효율성 제고

강 법원장은 판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는 특이하게 컴퓨터, 인터넷, 앱, 컴퓨터 프로그램, 동영상, 파워포인트, 파일관리, 기기간 연결 등 모든 면에서 대단한 실력을 갖고 있다.
그는 스마트폰, 테블릿 PC 등 스마트기기와 앱 등 소프트웨어에 관심이 많은 매니아모임인 아이브런치(iBrunch)의 젊은 멤버들과 만나서도 수준 높은 대화를 할 정도다.

그래서일까 지난 2월 자신의 취임사도 파워포인트로 직접 만들어 빔프로젝트로 비추면서 취임사를 했을 정도다.
특히 우리나라 법원의 판례나 법원도서관 정보의 디지털화 등 법원업무의 디지털화에 관한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강민구 법원장은 1997~1998년 법원도서관 조사심의관으로 근무하면서 '법고을 LX'와 '종합법률정보시스템' 구축 작업을 총괄 지휘, 현재 재판실무에서 가장 빈번하게 활용되는 법률 DB 구축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2000년 미국 주법원행정센터(NCSC) 사법정보화과정 이수 후에는 본인의 사법정보화 실무 경험에 더하여 앞선 해외 사례와 연구실적을 바탕으로 전자소송 및 전자법정의 도입을 제일 먼저 강력히 주창했고, 2003년경에는 당시까지의 연구 성과를 집대성한 '함께하는 법정'을 발간하여 전자법정과 전자소송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기도 했다.

강민구 법원장은 법원 내 '사법정보화커뮤니티' 간사와 한국정보법학회(www.kafil.or.kr) 공동회장직을 다년간 역임했고 특히 2012년 법률과 IT 분야를 융합하는 관점의 1000쪽이 넘는 방대한 저서 '인터넷 - 그 길을 묻다' 책자를 총괄․기획해 발간했다.

사법정보화와 전자소송에서의 선도적 역할과 법률과 정보화 영역을 아우르는 탁월한 식견으로 법조계 이외에 정보통신 업계로부터도 큰 호평을 받았다.
대구지법에 근무할 때 과로로 많이 상한 몸을 회복시키기 위해 시작한 108배와 등산과 차(茶) 그리고 IT기기나 소프트웨어에 몰입하는 것이 재판 외 생활의 전부였다.
특히 등산은 매주 일요일 새벽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한 번도 빼지 않고 다닌다고 했다.

◇'창원이야기'로 관내 800여 직원들과 감성소통 

그리고 강 법원장은 온라인 쌍방향 소통의 방법으로 창원지방법원 관내 전체 800여 명 전 직원들에게 '창원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주 1~2회 이메일을 보낸다. 창원이야기에는 업무이야기는 거의 없고, 감성소통으로써 세상이야기, 행복이야기 등 감서잉 접목된 잔잔한 생활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창원이야기' 중 일부는 시민사법참여단과 유관단체 종사자에게도 전달돼 법원장의 목소리로 법원을 소개하는 따뜻한 시민과의 소통 통로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매 년 말이 되면 그 해의 창원이야기를 전자책으로 엮어 낼 계획이라고 한다.

◇ 직접 덖어서 만든 하동녹차 우려 직원들과 대화 

또 강 법원장은 오프라인 소통방법으로 9급 서기보부터 법관까지 전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매일 두 차례 릴레이 차담(茶談)시간을 가지면서 여러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고 한다.
그 차가 법원원장이 9년째 매년 직접 덖어서 만든 하동 전통 녹차다.

"차담시간을 주중 내내 가져보니 얻는 것은 마음 열림과 내부 소통이로되, 잃는 것은 약간의 고단함과 시간입니다."
그는 카카오스토리, 카카오톡, 밴드 등 SNS로 세상과 소통을 하고 있다. 소통은 사소한 것에서 감동이 온다는 얘기다.

"저는 SNS 프로필에 사진과 실명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진실명제를 실천하지 않거나 이상한 그림이나 사진으로 프로필을 대체하는 사람과는 친구추천을 요청해도 받아주지 않습니다. 자기얼굴도 자신 있게 드러내지 않으면서 소통을 한다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봅니다."


◇형사판결 양형 사례 체계적 분석, 손해배상실무 체계 확립

강민구 법원장은 1988년 서울지방법원 의정부지원 판사로 임관한 이래 26년여 간 각급 법원에서 민사․형사․행정 등 다양한 재판업무를 골고루 담당하여 재판실무에 정통하는 평이다.
또 당사자의 주장을 경청하고 이들이 수긍하고 승복할 수 있는 절차 진행과 사안의 핵심을 파악하는 설득력 있는 결론을 도출함으로써 재판 절차에 있어서 많은 당사자들의 깊은 신뢰를 받아 왔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재판 결과에 대한 승복률, 화해조정률이 타 재판부에 비하여 의미 있는 수준으로 높은 것이 통계상 확인되기도 했다.
2003년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부장판사 재직시 피고인의 인권을 존중하는 시도와 함께 형사판결의 양형 사례를 체계적으로 분석, 정리한 다음 이를 법원 내부적으로 공유함으로써, 양형기준이 시행되기 이전에 양형자료의 체계화와 통일적 기준의 정립에 있어서 의미 있는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재직시에는 '(교통사고, 산재) 손해배상실무' 공저 발간을 주도함으로써 손해배상 실무에 관한 체계를 확립, 전국적으로 통일된 합리적 실무 기준을 마련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재직시 민사부․행정부 재판장을 역임하면서 사회적으로 논란이 많고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된 여러 중요 사건들을 처리했다.
'4대강 사업 행정소송 항소심 판결' '친일파 이해창 후손 토지소유권확인소송 사건' '군내 자살사고 사망자 국가유공자 인정' '유한킴벌리 특허침해금지 사건' '녹십자 혈우병 제제 에이즈 감염 손해배상 사건' '대표적 군의문사 사건인 허원근 일병 사건(항소심)' '구로공단 토지 강제수용 사건' 등이 그의 주요판결 사례다.

◇높은 도덕성, 소탈하고 인간적인 모습

강민구 창원지법원장은 1958년 경북 구미 선산출생 용산고, 서울법대(77학번)를 졸업했다. 사법시험 제24회, 사법연수원 제14기다. 군복무시 육사 교수부 법학과 교수, 법원도서관 조사심의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거쳤다. 한국정보법학회 초기멤버이자 3대 공동회장을 역임했다. 초대회장은 황찬현 감사원장, 2대회장은 최성준 방통위원장이었다.
강 법원장의 좌우명이 '착한 일을 쌓은 집안은 반드시 경사가 넘친다'는 의미의 '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 必有餘慶)'인 데서 알 수 있듯이, 강 법원장은 평소 같이 근무하는 법관․ 직원들에게 자상하고 세심한 배려를 잊지 않았고 소탈하고 인간적인 모습으로 많은 신망을 쌓아왔다.
"강민구 법원장님은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진정성 있는 리더십, 진솔하고 효과적인 소통능력, 높은 도덕성, 소탈하고 인간적인 모습, 투철한 책임감, 분쟁과 갈등 조정능력을 갖춘 투철한 국가관과 공동체에 헌신하고자 하는 열정으로 흠잡을 데 없는 청빈한 생활을 이어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한 투병 중이신 노모를 자주 찾아뵙기 위해 일부러 창원지방법원을 지망했을 정도입니다."강 법원장을 바라보는 후배와 직원들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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